방랑자/여행

[2010_유럽] #07 비오는 파리의 거리

띵커벨라 2018. 7. 7. 14:19

2010/07/21/wed

@프랑스, 파리

d+10

 

 

 

어제 피곤했는지, 자고 일어났더니 잠꼬대를 했다는 소문이..

아침잠이 많아 평소 아침밥은 꿈도 못꾸던 나였는데 밥이 귀한 곳이니 1등으로 식탁 앞에 앉아있다. 아주머니께서 음식 솜씨가 워낙 좋으셔서 파리에서 먹는 갈비찜은 환상적인 맛이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몽마르뜨 언덕을 올랐다. 전쟁으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었다는 사크레쾨르 성당이 보인다.

 

 

 

 

날씨가 좋았다면 관광책자에서 봤던 사진처럼 파란 하늘 아래 새하얀 대리석을 볼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쉬웠다.

 

 

 

 

회색 풍경에 포인트가 되어 준 알록달록한 우산들.

 

성당 앞에서 내려다 본 파리 시내 전경. 높은 지대라 파리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 중 하나이다.

날씨가 우중충해 내 기분도 조금 다운되어 있었는데, 내리는 비로 운치가 더해진 파리의 풍경도 좋았다.

 

 

 

 

 

 

 

예술가들의 아지트답게 내려오는 길에 아기자기한 예술품들을 많이 봤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동대문 시장과 흡사한 원단가게도 만났다. 나는 이 알록달록한 색감들만 보면 왜이리 좋은지.

 

 

 

 

 

 

 

센느강 옆 가난한 예술가들의 거리.

 

 

우리나라 남산타워를 연상케하는 자물쇠들.

 

 

 

탁한 무채색의 파리에 사람들이 생기를 더해주는듯하다.

 

 

 

 

소설 '노틀담의 곱추'로 잘 알려진 노틀담 성당. 어릴적 읽었던 책의 배경이라 그런지 내가 이 성당 앞에 있다는 사실이 더 안 믿겼다.

 

 

어두워서 사진은 흔들렸지만 성당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장엄한 외부의 모습도 멋있지만 내부에는 화려하고 섬세한 스테인드글라스와 조각들로 가득하다.

 

 

장미창으로 불리우는 스테인드글라스. 성당 내부에 총 3개가 있다고 한다.

 

 

 

+)

우리는 2층침대가 8개 있는 도미토리 8인실에 묵었는데 함께했던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대부분 혼자 여행 온 언니, 동생들이었다. 오른쪽 침대의 한 살 어린 동생은 프랑스 지방에서 워크캠프로 3주간 돈을 벌었고 그 번 돈으로 파리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 여행한 지가 좀 되서 파리시내부터 근교까지 꿰뚫고 있었고, 우리에게도 많은 정보를 알려주는 똑순이었다. 매년 3월에 워크캠프 참가자를 선착순으로 모집한다고 하니 나도 졸업하기 전에는 꼭 경험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왼쪽 침대의 한 살 많은 언니는 50일간의 프랑스 여행을 계획하고 파리로 왔다고 한다. 오늘이 20일째라고 하는데 가족이 보고싶다며 매일 밤 넷북으로 강아지 사진을 보며 울상인 귀여운 언니다. 옆 방에도 여름방학을 맞아 여행중인 선생님들, 세계여행중인 커플 등 각자의 계획을 갖고 모인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많았다.

 

 

세나하우스에서 만난 사람들을 보며 그 동안 대학생활에 안주했던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됬다. 더 큰 세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두루뭉술한, 목표도 아닌, 희망사항만 있을뿐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디테일한 계획이나 실천력, 용기도 없었다. 파리에서 만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번 여행을 발판으로 나도 나만의 진짜 여행을 하고 싶다.